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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 예측·조기 진단으로 치매 정복 고지 '눈 앞'
뇌 MRI 질감분석·뇌파 측정 방법으로 위험군 선별 가능
[기사입력 2019-08-10 06:42]

알츠하이머 등 치매 발병을 예측하고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들이 뇌 자기공명영상(MRI)의 질감 분석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고 뇌파 측정으로 치매 위험군을 가려내는 방법을 개발하는 등 치매 정복을 위해 한걸음 다가섰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은 최근 MRI 영상신호 강도의 공간적 분포 변화에서 추출한 '복합 질감 지표'를 이용했을 때 경도인지장애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전환되는 환자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규명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아직까지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어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경도 인지장애 환자들 중에서 실제 알츠하이머병을 앓게 될 환자들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적기에 치료를 시작해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통 알츠하이머병의 진단을 위해서는 뇌 MRI 영상검사 상 위축 소견이 있는지 관찰한다.

알츠하이머병의 경과에 따라 뇌 용적이 줄어들고 모양이 변형되며 대뇌피질 두께가 얇아지기 때문에 MRI 상에서도 이상 소견이 발견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뇌의 구조적 변화는 이미 치매 증상이 발현된 후에 뚜렷해지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로서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MRI에서 관찰되는 영상신호 강도의 공간적 분포도가 뇌 용적, 모양, 두께의 변형보다 신경세포의 소실과 변화를 조기에 반영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이 공간적 분포를 '질감(texture)'이라는 지표로 산출하고 용적 변화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을 더 조기에 감별할 수 있을지 살펴봤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부터 변화를 보이는 뇌의 해마, 설전부, 후측 대상피질로부터 부위별 질감 수치를 추출해 이를 아우르는 '복합 질감 지표'를 새롭게 개발했다.

해당 지표의 알츠하이머병 예측력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신경영상 이니셔티브 2(ADNI2)'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비질환자 121명, 알츠하이머병 환자 145명으로 구성된 학습용 데이터셋과, 3년간 경도인지장애 상태를 유지한 환자 113명, 기저 평가 1~3년 후 알츠하이머병으로 전환한 초기 경도인지장애 환자 40명, 평가 1년 이내에 알츠하이머병으로 전환한 말기 경도인지장애 환자 41명으로 구성된 검증용 데이터셋을 만들었으며 곡선하면적(AUC) 수치를 사용해 각 지표들의 알츠하이머병 예측력을 비교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복합 질감 지표는 그간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 뇌영상 지표로 이용됐던 해마 용적에 비해 더 정확하고 빠르게 알츠하이머병 발병을 예측했다.

특히 초기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용적 변화와 비교해 예측정확도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시작 후 3년간 경도인지장애 상태를 유지한 환자와 1~3년 내에 알츠하이머병으로 전환한 초기 경도 인지 장애 환자의 데이터를 통해 분석했을 때, 복합 질감 지표의 곡선하면적(AUC)은 0.817로, 해마 용적 지표의 0.726보다 우수한 예측력을 보인 것이다.

알츠하이머병 진단 과정에서 많이 사용되는 자기공명영상(MRI)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에 비해 비침습적이고 촬영 비용도 낮은 편이지만 치매로 인한 병변을 발견할 수 있는 시점이 느리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새로운 텍스쳐 지표를 이용하면 기존 지표들에 비해 대뇌 병변을 훨씬 더 빠른 시기에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MRI 검사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최근 인체항노화표준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전전두엽 뇌파 측정으로 치매 위험군을 선별하는 기술을 최초로 구현했다.

현재 치매안심센터나 병원에서는 간이 치매 선별검사(MMSE)를 폭넓게 활용한다.

하지만 이 검사는 문항이 비교적 단순해 반복적으로 시행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정밀 진단을 위해 서울신경심리검사 총집(SNSB) 같은 설문을 주로 쓰지만, 조사에만 2시간 정도 걸린다.

연구팀은 뇌파에 주목했다.

비침습적(바늘이나 수술 도구 같은 게 필요 없음)이고, 학습효과가 없으며 인체에 무해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연구팀은 밴드 형태의 전전두엽(이마) 뇌파측정 기기를 활용했다.

이마에 붙인 전극에서 뇌파 신호를 얻은 뒤 인지기능을 평가하고 치매 위험군을 따로 나누는 데 성공했다.

고령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휴지기 전전두엽 뇌파(편안한 휴식 상태에 놓인 뇌파)를 5분간 측정해 분석한 결과 기존 치매 선별검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인지기능과 연관 있다고 알려진 휴지기 뇌파가 모두 치매 선별검사 24점 이하 집단에서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의학연 김재욱 박사는 "후속 연구를 통해 생체 신호를 활용해 치매 초기 또는 전 단계 증상까지 살필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며 "의료기관이나 가정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김양순 기자  ehealth@e-heal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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