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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기사입력 2020-06-05 17:20]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신간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는 의학사를 전공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700년에 걸쳐 6개 대륙에서 벌어진 전염병과의 투쟁을 정리했다.

12년여 동안 관련 학자들의 선행 연구는 물론 다양한 학술 자료와 인도 등 여러 나라의 기록을 살핀 저자는 그 결과 특정 국가의 차단 방역처럼 일국에 국한한 전염병 투쟁사가 아니라 상당한 지리적 범위에 걸친 장기간의 상호 작용을 추적한 '세계사'를 내놓게 됐다.

이 책은 14세기 페스트에서 콜레라, 황열병, 가축 질병인 우역에서 현대에 들어 문제가 된 광우병과 조류 인플루엔자 등 동물 전염병과 사스,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을 다룬다.

1865년 메카를 습격한 콜레라, 1910년 만주를 강타한 페스트 등 굵직한 전염병 파동의 전개 과정도 분석한다.

나아가 전염병의 여파가 역사의 흐름을 어떻게 바꿨는지를 탐구한다. 예를 들어 19세기 중반 온 유럽을 공포에 떨게 만든 콜레라나 아메리카 대륙을 뒤흔든 황열병의 확산 뒤에는 노예무역을 비롯한 국제교역과 노동 이주, 성지순례 등이 있었음을 지적한다.

전염병의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전염병 억제를 위한 노력은 '격리' 위주로 이뤄졌다. 저자는 14세기 이탈리아에서 발령된 '피스토야 칙령'부터 1655년 암스테르담에 세워진 북유럽 최초의 상설 격리병원, 1845년 노예무역을 감시하다 황열병에 걸려 선원 3분의 2가 사망한 '에클레어호 사건' 등 격리의 역사도 꼼꼼히 살핀다.

저자는 교통혁명과 산업화로 한 나라 단독으로는 전염병 대처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확립되면서 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 협력 시스템이 전개되기 시작한 점에도 주목한다. 1851년에는 파리에서 사상 첫 국제위생회의가 열려 국제 공조 체제의 첫발을 내디뎠고 1902년 황열병 대처를 위한 범미위생회의 등을 거쳐 1907년에는 전염병 정보 수집과 통지 업무를 담당할 '국제공중보건국'이 파리에 설립됐다.

저자는 지금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각국의 대응을 보면 19세기 후반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라고 비판하고 잊을 만하면 새로운 전염병이 등장하는 현대에는 국제 공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역 방식과 제도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양순 기자  ehealth@e-heal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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